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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아의 열려라 클래식] 여행 중에 만난 작은 무대, 큰 감동

클래식 음악 애호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세계적인 연주회장에서 좋아하는 연주자의 무대를 보는 게 소원일 거다. 실제로 여행 삼아 그렇게 무대를 찾아다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여행 중에 만난 무대는 어쩐지 좀 더 설레고 추억이 된다.     대학 시절 처음으로 간 유럽 여행 중 이탈리아에서 본 오페라 무대를 잊을 수 없다. 사실 뭘 봤는지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심지어 이탈리아어 프로그램은 뭔 소린지 통 알 수 없었다. 그런데도 그때의 기분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순수하게 음악을 듣던 시절의 감동이다.     스무살 어린 학생은 나름대로 공부도 더 하고 여러 연주회를 접하는 경험이 많아졌다. 중년이 된 지금은 오만하게 연주를 평가하기도 하고 극장의 음향 등에 대해 아는 체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유명 연주자나 극장이 주는 명성에 위축되어 오히려 긴장하고 평소보다 더 집중해서 감상한다. 긴장하고 집중해서 감상한다는 말은 정말 우습다. 그래서     노련한 거장들은 청중에게 긴장하지 마, 편하게 들어, 내가 널 위해 연주하는 거야, 네가 날 위해 들어주는 게 아니야. 그렇게 이야기하듯이 듣는 이들이 무방비 상태에서 자유롭게 공감하도록 유도한다. 그렇게 마음을 비우고 연주자와 뜻이 통했을 때 청중은 감동한다.   이렇게 연주자 못지않게 청중도 감상의 요령이 필요하다. 세련된 청중이 되기 위해서는 연주회에 자주 가는 게 지름길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딜 가나 연주회장을 찾아가면 된다. 유명 극장뿐만이 아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언제 어디서든 연주를 보러 가면 된다. 그러다 보면 몰랐던 연주자를 만나고 새로운 연주에 감동하고 즐거울 수 있다.     한국 방문 중 책가옥에서 열린 연주회에 갔다. 책가옥은 다섯손가락의 이두헌씨와 피아니스트 이영희씨 부부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이다. 남다른 고급 취향의 커피의 향과 맛도 좋지만 가끔 이곳 무대에서 열리는 연주회는 이미 많은 음악 애호가들에게 유명하다.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밴드 연주도 한다. 좌석이 많지도 않아서 한국 방문 때마다 기회를 노렸지만, 예약이 쉽지 않았다. 드디어 운 좋게 피아니스트 이영희씨와 바이올리니스트 한경진씨의 무대를 만날 수 있었다. 서울대와 USC에서 수학한 이영희씨는 이미 반주의 대가로 평가받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한경진씨는 미취학 아동일 때도 원숙한 깊은 울림을 준다는 평을 받았을 만큼 바이올리니스트 고 김남윤의 수제자로 성장했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이다.     피아니스트 이영희씨는 노련한 진행으로 곡에 관련한 해석과 에피소드 등으로 재미를 더해 주었다. 악장을 마칠 때마다 박수 치고 싶은 충동이 컸으나 매너 지키는 관객들 덕에 마음으로만 환호성 지르며 감상하려니 가슴이 터질 듯했다. 한국이든 유럽이든 어디든, 여행 중 찾은 연주회, 작은 무대이기에 더 가까이에서 소통할 수 있는 연주회에서 만난 연주 장인들의 미처 몰랐던 보석 같은 연주를 들을 수 있어 행복했다. 마치 마드리드의 어느 골목의 이름 모를 작은 갤러리에서 내 맘에 쏙 드는 그림을 발견한 그런 기분이었다. 손영아 디렉터 / 비영리 공인기획사·YASMA7손영아의 열려라 클래식 여행 무대 가나 연주회장 오페라 무대 바이올리니스트 한경진씨

2024-03-03

한인 테너 최원휘, 애틀랜타 최고의 오페라 무대 선다

유명 아리아 '여자의 마음' 등 친숙한 멜로디 선사   세계 무대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최원휘 테너가 44년 역사의 애틀랜타 오페라 무대 주연으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최원휘 테너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뉴욕 매네스 음대에서 석사학위와 최고 연주자 과정을 마치고 2013년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로 데뷔했다. 지난 2020년 시즌에는 꿈의 무대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서 '라 트라비아타'의 남자 주인공인 '알프레도' 역으로 열연, 뉴욕 옵저버 등의 매체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한국, 뉴욕, 독일 등 전 세계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최원휘 테너는 애틀랜타 오페라 2023-2024 시즌을 맞아 처음으로 애틀랜타 무대를 찾았다.   이번 시즌 그가 오르는 무대는 주세페 베르디의 '리골레토'. 4~12일 캅 에너지센터에서 공연한다. 최 테너는 리골레토 중 '만토바 공작(Duke of Mantua)' 역을 맡는다. 극 중 만토바 공작의 아리아 '여자의 마음(La donna è mobile)'은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멜로디로 이 노래를 듣기 위해 리골레토를 본다고 할 정도로 유명한 아리아다.   최 테너는 공연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본인이 맡은 만토바 공작 캐릭터를 설명했다.   "흔히 바람둥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여주인공 질다와의 순수한 사랑도 갈망하는 등 굉장히 입체적인 캐릭터입니다. 이야기를 더 심층적이고 비극적으로 만들어 주는 역할이라 많은 오페라 팬들이 좋아하죠." 그는 만토바 공작의 망나니 같은 모습을 연기하는 것이 힘들다고 표현하면서도 "내 성격과 정반대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가 만토바 공작역을 맡는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 그러나 프로덕션마다 기본적인 이야기 구조를 제외하고는 해석, 연출, 극중 배경이 모두 다르다. 애틀랜타 오페라는 원작 리골레토의 시대 배경과 달리 1930년대의 이야기로 재해석했다.   이번 리골레토 공연에 대해 최 테너는 "사회 현실을 반영할 수 있도록 재해석된 점이 특징이다. 오페라라는 장르가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회 계층, 인간상 등 우리가 익숙한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다"고 전했다.   리골레토는 이탈리아어로 공연되며, 영어 자막이 제공된다.   최 테너는 한인 관객들을 위해 "리골레토의 전체 줄거리를 알고 오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리골레토는 오페라 입문용으로 좋다"며 "풀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라이브 연주와 순간순간 터져나오는 유쾌한 유머, 콘서트 못지않은 솔리스트의 아리아 등 현장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재미와 감동을 꼭 맛보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애틀랜타 오페라 측은 커뮤니티를 위해 10일 금요일 공연을 온라인에 실시간 무료 중계할 예정이다.   ▶티켓= tinyurl.com/44rn4m5a, 스트리밍=stream.atlantaopera.org   윤지아 기자  애틀랜타 오페라 애틀랜타 오페라 오페라 무대 애틀랜타 공연

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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